플랫폼: Steam
개발사: Coffee Stain Studios
가격: 31,000원
장르: 자동화 공장 설계
게임 소개
내가 본격적으로 자동화 공장을 설계하는 게임에 빠져들게된 계기가 바로 이 게임이다. 그 전부터도 Autonauts나 Factorio 등의 게임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잠깐 맛보거나 해보았지만 제대로 빠져든건 Satisfactory가 처음이었다. 이 게임은 3D에 걸맞게 디테일이 살아있는 공장들이 눈을 즐겁게 해주고, 또 입체적으로 공장을 배치하거나 설계할 수 있어 정말 내 마음대로 지을 수 있는 자유가 있다.
Factorio의 경우 2차원적인 공간의 한계로 공장의 설계 자체를 매우 효율적으로 하지 않는 이상 옆으로 점점더 많은 공간을 필요로 하게 되는데, Satisfactory의 경우는 층을 쌓아 한층을 높이거나, 자연 경관에다가 적당히 바닥을 깔고 건물을 지어서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점들이 생산 효율화를 위한 구조뿐만이 아니라 미관에 대해서도 고심을 하게 만드는 재미가 있다.
플레이 구조
같은 장르의 다른 게임들과 비슷하게 게임의 흐름이 진행된다. 초기에 열악한 상태에서 수동으로 자원을 캐서 하나 둘씩 기술을 해금해나가며 자동화 공장을 구축해나간다. 그 공장들로 다음 기술을 해금할 수 있는 자원을 모아 점점 더 발전한 공장을 만들어 나가는 방식이다. 이 게임은 엔딩이 존재하지 않고, 최고 기술을 해금하고 나서는 공장을 본인 마음대로 미관을 가꾸며 설계해나가는 재미를 느끼면 된다.
기술 해금의 차별점으로는, 약간의 랜덤 컨텐츠인데 하드 드라이브 해금이라는게 있다. 맵 곳곳에 흩어진 하드 드라이브들을 주워다 M.A.M 이라는 연구 건물에서 연구를 진행해서 뜯어보면, '대체 기술'이라는 것을 랜덤으로 3가지중 한가지를 선택해 얻게 된다. 이 대체 기술은 매 업데이트마다 조금씩 조정되지만 보통 기존의 자원 생산 방식보다 효율적인 것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뚫어야하는 기술들도 몇가지가 존재한다. 이 기술들을 얻어 더 효율적인 공장을 만들어 나가는 것도 하나의 재미 포인트다. 물론 탐험 중간중간 유독가스 지역이나 원생동물이 있어서 기술이 어느정도 개발되지 않으면 맵 전체를 탐험하기도 힘들 것이다.
자원 생산 자체는 무제한, 하지만?
기본적으로 자원 스팟을 발견 하게 될 경우, 거기에 추출기만 설치하면 자원은 무제한으로 뿜어져 나온다. 따라서 자원 고갈에 대한 스트레스는 없다. 하지만 이 부분을 추출기 성능, 자원 이송량의 제한과 맵 곳곳에 흩어놓은 갖가지 자원 종류들로 밸런싱해놓았다. 그래서 공장 확장과 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반드시 시작점보다 멀리 진출하도록 되어있다. 대다수 초보들을 위해 북쪽 숲을 추천하는데, 그 이유가 초중반에 필수로 들어가는 구리, 철, 콘크리트, 황, 석탄, 석유까지 비교적 짧은 거리 안에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후반부로 들어서면서 운송기술을 해금하기 시작하면 점점 더 많이, 먼 곳에 있는 자원을 끌어서 쓰지 않으면 진행할 수 없다.
자칫 지칠 수 있는 '리빌딩'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리는 포인트인데, Satisfactory는 기술을 해금할때마다 생산라인 공정을 완전히 갈아엎는 수준이 된다. 따라서 매번 열심히 지어놓은 공장을 부시고, 다시 설계해서 짓고, 기술을 해금하고 다시 부시고, 설계해서 짓는 그런 반복이 요구된다. 이 과정에서 진한 회의감을 느끼게 되어 게임을 종료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나는 기차 라인을 열심히 설계해놨다가 나중에 자원지에 공장 추가하면서 다 갈아 엎게 될때 게임을 그냥 꺼버린적이 있다. 물론 이 부분을 또다시 열심히 생각해내서 안부시고도 확장 및 수정가능한 구조로 설계할 수 있지만... 그 때쯤이면 당신은 이미 훌륭한 공장장이 되어 있을 것이다.
평가
지금까지 Satisfactory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았지만, 글로 적지 못한 다른 요소들도 있으니 직접 즐겨보면 좋을 것이다. 가격은 3만원대지만 플레이 타임을 생각해보았을 때, 충분히 만족스러운 가격이라고 생각한다. 또 다른 모드들도 있으니 기본 게임이 질리거나 불편하다면 모드를 찾아보면 괜찮을거다. 이 게임은 주기가 길어도 업데이트가 계속 나오고 있다. 지금은 Update 6 베타 버전까지 나왔는데, 한 시즌 게임을 다 즐기고 나중에 업데이트가 추가 될 때마다 연어처럼 돌아와서 하는 것도 재미가 있다. 물론 그 때쯤이면 뭘 하던중인지, 뭘 해야하는지 다 까먹어서 새로 시작하게 될테지만 '전광판'이라는 도구를 사용해 메모를 해놓으면 복귀를 해도 뭘 해야할지 알 수 있다!
자동화 게임을 좋아하고, 미려한 공장을 짓는 것을 좋아하며 머리를 많이 쓰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물론 다 부시고 새로 짓는 것이 피곤하고 힘든 사람에게는 추천하지 못하겠다. 나 개인적으로는 자동화 게임을 파고들게 만들어준 게임이기도 하고, 게임 하나 하겠다고 설계도에 계산기까지 써가면서 한 것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그리고 가끔 게임을 다시 켜서 멋들어지게 만들어진 공장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에 매우 만족스러웠다.